테렌스 데이비스 트릴로지 The Terence Davies Trilogy

.소년 로버트 터커는 규율이 엄하고 금욕주의적인 남학교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로버트는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고 얻어맞기만 하는데, 수업이 끝나면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피해 도망치기 바쁘다. 그러나 로버트는 집에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된 로버트는 종교와 자신의 성 정체성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는 남들에게 내보이는 자신과 감출 수밖에 없는 자신 사이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 애쓰지만 결코 쉽지 않다. 데이비스는 황량한 흑백화면 위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킨다. 결국 ‘로버트 터커’는 데이비스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셈이다. 데이비스는 소년 시절, 중년, 죽음에 이르는 로버트 터커의 이야기를 약 7년에 걸쳐 만든 세 편의 단편에 담았다. 이 초기 단편들에서 이미 데이비스는 사운드와 이미지를 치밀하게 설계하여 감정에 깊이를 더했으며, 스크린에 묵직한 정서를 옮겨 놓았다.
(2014 영화의 전당 - 영국영화의 심장: 마이크 리 & 테렌스 데이비스)